
“키미노 나마에와”가 아니다. “키미노 돼지국밥”이다.

중랑역 건너편, 동부시장에서도 바깥쪽 골목, 조용한 곳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이 작은 가게는 맛집이다!
일단 판매 메뉴는 다음과 같다:

수육, 순대, 국밥, 백반 다 맛있다. 근데 이 날은 순대 국밥을 먹었으니, 순대 국밥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겠다.

일단 여기 국밥은 다 맛있다. 잡내 없이 아주 깔끔하고, 뽀얀 국물이 고소하다. 필자는 원래 국밥의 국물을 먹지 않지만, 이런 국물이라면 또 말이 달라진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그 국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 안엔 침이, 위장엔 위산이 흥건해질 정도이다. 밥을 다 먹고 남은 국물을 바라보면, 이 때만큼은 테토남이 되어 박력있게 뚝배기를 양손으로 끌어안고 입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잠시 정신이 나갔었는데, 다시 돌아와 객관적으로 평을 하자면, 국물은 굉장히 깔끔하다. 자극적으로 확 들어오는 부분이 없다. 모난 곳 하나 없는 모범생이다. 누군가는 너무 밋밋하다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국에 이것저것 첨가하면 된다. 새우젓, 부추, 들깨가루, … 취향껏 골라 넣으면 된다. 정말 모난 곳 없는 녀석이기 때문에 무엇을 넣어도 잘 어울리고, 나에게 딱맞는 녀석으로 바꿀 수 있다.

이번엔 순대국밥을 주문하였기에, 국 안에 돼지고기와 순대가 들어가 있다.
흔히, 국밥엔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내장이 들어가서 초보자들을 놀라게 하는데 반해, 이곳은 적당한 지방과 단백질의 비율로, 제대로 엄선된 예쁘장한 살코기-미안하지만 제대로된 사진자료는 없다. 뱃속에 집어넣느라 너무 바빴다-만 들어간다. 또 예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적당한 두께로 썰리고, 국물에 적당히 삶아진 게,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씹는 느낌이 있어, ‘씹히긴 하는걸 보니 고기는 고긴데, 부드러운걸 보니 아주 고오급요리구나’ 싶다. 가본적은 없지만 뉴요커들이 극찬하던 국밥집이 이런 느낌 아닐까 싶다.
순대 또한, 쉽게 볼 수 있는 -당면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찰순대가 아니다. 그렇다고 피비린내 진동하는 엄청 하드코어한 정통순대도 아니다. 여기 순대는 그 중간 아주 적절한 지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적절히 쫄깃, 꼬소, 부드러우면서도 잡냄새도 전혀 없다. 이 정도면 초심자도 매니아도 모두 만족할 맛 아닌가 싶다. 특히 국물과 어울어진 순대의 맛이 훌륭하다.

이런 훌륭한 맛잔치에 맛돌이 반찬들도 거드는데, 고놈들도 기똥차다:

먼저 배추김치, 깍두기는 아삭아삭 신선하고 향긋하다. 그리고 독특한 게 약간 시큼하고 달콤하다. 마치 베리를 먹는 듯하다. 어쩌면 기름기 꽤 있는 음식들이 후루루룩 들어가던 건, 요녀석이 입 안을 깔끔하게 리셋 시켰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긴 독특하게 소면을 주는데, 요걸 국에 넣어먹으면, 그 뽀얀 국물에 아주 잘 어울린다. 또한 국밥도 먹고 설렁탕도 먹은 느낌이 나서 좋다.
반찬과 나오는 부추는 국을 반쯤 먹었을 때 국에 투하한다. 그러면 배가 된 그 향긋함에 또 색다르게 국을 즐길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기름진 국을 먹었음에도, 매우 건강하게 먹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어 행복하다.
맵찔이인 나는 고추와 양파는 스킵했고,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이런 맛집을 만나면, “이 집 아들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또는 “여기 건물주라면, 매일 여기서 밥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아쉽지만 다음에 곧 만나길 바라며 떠나간다.
글은 이제 마무리 해야겠다. 생각하면 할 수록 배고프고 현기증난다.
“일반적인 국밥은 너무 하드코어하다” 하시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또 모두에게 추천한다. 그냥 잘하는 집이다.